나 홀로 여행 생애 처음으로 혼자만의 여행계획을 세웠다. 목적지는 제주도다. 지난 일 년 동안 끝없이 계획하고 포기하기를 수십 번 했지만, 이번만큼은 계획이 아닌 실행이어야 했다. 되도록 내가 사는 경기도에서 가장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에 제주로 향했다. 지금 이글을 제주도에서 쓰고 있으니 나 홀로 여행에 드디어 성공한 것이다. 지인을 통해 조용한 시골 마을인 한경면 신창리에 아담한 단독 펜션을 빌렸다. 주변에 쌍둥이 같은 건물이 두 채 있지만, 아무도 없는지 조용하고 불빛조차 없다. 꿈만 같은 이 시간, 고요하고 적막해서 무서운 기분까지 든다. 이 낯선 느낌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어릴 적 시장을 다녀온다며 집 나선 엄마를 기다리다가 불현듯, 영영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울컥했던 때의 기분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다섯 살 무렵, 첫 손녀였던 나를 늘 무릎에 앉혀놓고 막내딸처럼 아껴주셨던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의 기묘했던 그때의 느낌, 어느 날 갑자기 병풍 뒤에 누워있는 외할아버지를 부여잡고 엄마와 이모들이 왜 그렇게 울고, 불고, 오열하는지, 죽음이란 걸 몰랐던 시절이었기에 기억 속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분으로 남아있
유연한 사고 더러워진 걸레를 몇 차례 세탁한다고 해서 새 수건처럼 되기 어렵고, 탈색된 상한 머릿결을 새 머리카락처럼 되돌릴 수 없죠. 무엇이든 한번 손상되면 복원이 어려운 것처럼 마음도 그런 것 같아요. 깊게 상처받은 마음은 회복할 순 있지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요. 오랫동안 묵혀 심하게 꼬여버린 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을 풀다가 끊기면 매듭을 지어 실을 이어야 하고, 실이 너덜너덜해져 있으면 매듭으로 조절해서 미끈한 실로 잘 연결해야 하죠. 실이 나에게 당장 필요한데, 꼬여진 실만 있고 그 실 안 풀고 그대로 두면 마음이 어때요? 불편하고, 답답하고 불안하겠죠. 그 실이 만약, 내 인생이 될 수도 있다면요. 내가 태어나는 순간 한번 울음을 터트리고 눈을 떴는데, 앞에 있는 내 실이 이미 꼬여 있다고 하면 반드시, 풀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뭉치 전체가 꼬여 있는 실은 잘 없어요. 미끈하고 튼튼한 실이 짧게 남아 있어도, 그 실이 나를 ‘될 놈’으로 인생 역전을 만들 수도 있잖아요. “시험을 쳐서 꼴찌 하면 공부할 필요 없는 거 아니에요”라고 생각 없이 던진 나의 말에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시험성적이 꼴찌라고
Once in a blue moon – 아주 드문 일 <5년 만에 '슈퍼 블루문' 뜬다. 놓치면 14년 기다려야>,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2023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오후, 제자들이 강의실에 들어오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슈퍼 블루문 뜬대요!” 블루문을 보러 가야 하니 오늘 수업은 일찍 마쳐야 한다며 괜한 핑계를 대고 있었죠. 블루문이 ‘파란색 달’인 줄 알았던 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인터넷 기사를 검색했습니다. 그저 파란색 달의 의미만이 아니더군요. 제가 알게 된 블루문의 천문학적 의미를 알려주자, 선생님은 그걸 이제 알았냐는 듯 쳐다보던 제자들의 짓궂은 얼굴이 떠오릅니다. 블루문은 천문학에서 한 달에 두 번째로 뜨는 보름달을 의미해요. 달의 주기는 29.5일이라서, 보통은 한 달에 한 번 보름달이 뜹니다. 하지만 약 2~3년에 한 번씩, 한 달에 두 번의 보름달이 뜰 때가 있습니다. 31일로 된 달에 1일에 보름달이 한번, 그리고 31일에 또 한 번 뜨지요. 바로 그 두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해요. 실제 달이 파랗게 보이는 일도 있었답니다.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 당시, 하늘이 먼지나 화산재
새해, 다정함을 말하다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대와 다짐을 안고 출발선에 선다.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 해를 계획한다. 하지만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면, 유난히 힘들고 복잡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이런 날들 속에서 나를 버티게 했던 건 특별한 것보다는 소소한 다정함이었다. 그래서인지 새해를 맞아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바로 ‘다정함’이다. 말이란 참 묘한 힘을 지녔다. 따뜻한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밝힐 수 있지만, 반대로 날 선 말은 오랫동안 깊은 상처로 남는다. 특히 요즘 사회를 보면 솔직함이라는 이름 아래 무례함을 정당화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솔직함과 무례함은 분명 다르다. 솔직함은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진심을 전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반면 무례함은 배려를 잃은 채 자신의 생각만을 앞세운다. ‘솔직함이 미덕’이라는 말 뒤에 숨은 무례함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를 차갑게 만들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는 침묵을 오해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다. 의견을 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을 ‘생각 없는 사람’이라 단정 짓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침묵은 때로 더 깊은 배려와 사려 깊은 생각을
조용한 용기 새해 첫날 이른 아침, 평소 연락이 없었던 전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떡국이라도 같이 끓여 먹자고 한다. 전화를 끊자마자 부랴부랴 집 앞 슈퍼로 향한다. 급한 대로 떡국에 필요한 국거리용 소고기, 곰탕 국물 등을 사 들고 왔다. 예전엔 소파에서 팔짱 끼고 TV 보며 기다릴 줄만 알던 사람이 웬일인지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며 나섰다.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할머니 말이 생각나 ‘픽’ 싱거운 웃음이 새어 나왔다. 대파를 다듬고 계란지단을 부쳐달라고 했다. 예상치 못했던 도움의 손길 덕분에 한껏 솜씨를 부려 상을 차릴 수 있었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위한 상차림이라 새색시 때처럼 설레기도 했다. 그런데 급하게 준비하려니 미리 떡을 불려놓지 않은 게 제일 난감했다. 하지만 다행히 25년, 주부 경력으로 터득한 ‘꿀 팁’이 생각났다. 따끈따끈한 냄비 물에 떡을 담가 놓고 식지 않도록 약한 불 위에 10분에서 15분 정도 올려놓으면 아무리 딱딱한 떡이라도 금방 먹기 좋게 말랑말랑해진다. 다음엔 냉동 고기를 해동하고 잘게 다져서 간장, 후추, 다진 마늘과 참기름으로 조물조물 밑 간을 해놓고, 또 다른 냄비에 곰탕 국물을 끓여서 불린 떡과 밑간해놓은 고기를 넣고
자기 돌봄의 위로 몸과 마음이 힘든데, 연속해서 안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지쳐요. 행복한 순간을 꿈꾸는 것도 사치라고 느꼈어요. 하지만 노년 되어 인생이 활짝 펴, 더 행복하게 사시는 분들을 보면서 그 순간의 행복을 맞이하기 위해, 더 잘 살아내야 한다고 다짐했어요. 삶은 고통과 성장, 그리고 깨달음의 연속이라고 하잖아요. 갓난애는 갓난애라서 힘들고 20대는 20대라서, 40대는 40대라서, 60대는 60대라서 힘들다고 하죠. 저는 오랜 시간 동안 방황을 많이 했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놓인 환경과 변화로 인해 많은 질문과 문제에 직면했지만, 그 해답을 찾지 못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괴로웠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니 삶은 놓인 환경에 잘 적응해나가면서, 나만의 생활을 개척하고 즐겁게 지내는 방법을 스스로 익혀 나아가야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살면서 “행복해”라는 순간을 언제 느끼시나요? 왜 바쁜 일상에서도 몰입하는 일들을 찾을까요? 저는 글쓰기 할 때 몰입해요. 글의 세상을 통해 현실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성취 감을 느끼죠. 왜 멀리 있는 맛집을 검색하며 찾아갈까요?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웃음과 힐링
대한민국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디지털 통상 분야 청년 전문가 양성을 위해 2022년부터 추진 중인 “디지털 통상 전문인력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통상 교재”를 매년 개발·보급하고 있으며, 올해는 4번째 교재인 『디지털 통상규범과 국가 간 협정의 발전』을 발간했다. 디지털 통상 교재는 산업부와 한국표준협회가 공동으로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으며, 대학교수·연구원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교재는 “산업부 2030 청년자문단(무역·투자·통상 분과)”이 검토 과정에 참여하여 디지털 통상 분야 재직 청년들의 시각을 현장감있고 생동감있게 반영하도록 노력했다. 아울러, 이번 교재는 디지털 통상의 현황과 향후 발전 과제를 제시하고, 미국 ·유럽연합(EU) 등 디지털 통상을 선도하는 세계 주요국과 싱가포르·호주·베트남 등 디지털 통상 분야에서 새로운 통상 협력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는 중견·개도국의 디지털 통상 대응체계 및 시사점 등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구성했다. 각 주제별 학습 목표, 사례・이슈 등을 체계적으로 구성했고, 특히,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각 주제별
대한민국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기반의 창의적 소상공인(로컬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한 ‘로컬콘텐츠 중점대학’ 사업의 신규 참여대학을 26일부터 모집한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지역대학을 비기술 기반의 창업과 소상공인 혁신의 거점으로 활용하여, 차별화된 로컬 콘텐츠를 개발하고 창의적인 지역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23년부터 동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선정규모는 총 6개 대학 내외로, 전문대학 및 대학, 대학원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선정된 대학은 로컬 창업 관련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를 최대 3억원까지 지원받으며, 각 대학의 특성에 따라 ▲로컬 창업 관련학과 또는 융·복합학과, 부전공, 연계전공 등 ‘교과 과정’과 ▲로컬창업 실습, 시제품 개발, 창업 동아리 등 ‘비교과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생은 경영, 사회문화, 디자인 등 자신의 전공과 로컬창업 관련 부전공 등을 융합하여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으며, 로컬 콘텐츠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통합세미나 및 성과공유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사업
대한민국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 2025년 소상공인·중소기업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3.77조원, 중소기업 정책자금 4.53조원 등 정책자금 8.3조원과 지역신용보증재단 신규 보증 12.2조원, 기술보증기금 신규 보증 6.0조원 등 보증 18.2조원을 합쳐 총 26.5조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1. 2025년 소상공인·중소기업 정책자금 주요 추진 방향 우선, 소상공인이 겪는 다양한 경영애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지원 조건을 개편하고, 성실상환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여 취약 소상공인의 정상화와 재기를 촉진하는 등 금융안전망을 촘촘하게 보완한다. 대표적으로, 소상공인 정책자금 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대상을 거래처 폐업, 물가 상승 등으로 경영애로를 겪는 소상공인까지 확대하고, 영세한 창업기업(매출액이 1억 4백만원 미만이면서 업력 7년 미만)은 민간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직접대출로 지원하는 등 전면 개편한다. 소상공인이 희망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성실상환 소상공인에 추가 유동성 공급하거나 우대금
대한민국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는 27일 2025년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통합 공고한다고 밝혔다. 2025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정부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5.9조원으로 책정됐으며, 이번 통합 공고는 예비 창업자와 소상공인이 지원할 수 있는 중기부 공모사업 위주로 7개분야 23개사업 8,170억원 규모로 구성됐다. 주요 지원분야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소상공인 성장 지원, 소공인 특화 지원, 지역 상권 활성화, 디지털 역량 강화, 경영 부담 완화, 재기지원 등이다. 이번 통합 공고는 소상공인들이 지원사업을 보다 쉽고 빠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통합 공고 내용만으로 이해가 어려운 경우, 표기된 온라인 플랫폼(소상공인24 등) 및 소진공 지역본부 및 센터를 통해 추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기부는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를 통해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사업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2024년 대비 2025년에 달라지는 소상공인 지원 사업은 다음과 같다 1.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확대 : 투자 연계 지원 소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