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공감 – 눈물


 

울어야 할 때 참는 것은, 비를 멈추고 구름에게 울라고 하는 것과 같다.

- 파울로 코엘료 -

 

글을 쓰게 되면서, 슬픈 추억에 머무는 시간은 그 시절의 감정이 생생히 떠올라 눈물이 흐르곤 합니다. 그럴 때 가족은 웃었다가 울먹이는 저를 보며 어리둥절해했지만, 그런 일도 반복되면서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결혼 후 처음 살게 된 집에서 임신 후 아기를 낳고 분주하게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런 저의 일상에 앞집 아주머니는 지금도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분입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먼저 우리 집 벨을 누르며 “누가 이사 왔는지 궁금해서 인사하러 왔어요.”라며 반겨주셨던 분. 아파트 같은 층에 마주 보고 두 집이 있다 보니 먼저 인사를 건네주신 아주머니가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지나가다 마주칠 때면 따뜻한 말씀도 해주시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 날에는 “가수 시켜도 되겠다.”라며 다정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앞집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인사를 나누고 지나쳤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앞집은 이사하고 이미 빈집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한 번씩 뵙던 아주머니에게 정이 들었는지 “오전에 분명히 엘리베이터에서 뵀는데 왜 이사 가신다는 말씀을 안 하셨지. 마지막 인사도 못 했는데”라며 섭섭해했던 그 날, 관리사무실에 확인 전화까지 하고 울먹였던 저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흘러 저도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앞집은 아주머니 이사 이후, 어린 신혼부부가 이사를 왔고,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지냈습니다. 지난날, 앞집 아주머니께서 인사도 없이 이사 간 것이 서운했던 저는, 앞집 사람에게 이사 소식을 전했습니다. “저 이사 가요.”했더니 “자랑하시는 거예요.”라고 대답하는 말에 당황스러웠습니다. 같은 상황이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살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안 친해도 아무 말 없이 함께 있어도 편안한 사람, 자주 만나도 여전히 불편한 사람, 함께 할 때 편안한 사람은 보이지 않은 배려, 돌발상황에도 상대를 당황스럽게 하지 않고, 다그치지 않는 마음, 까다롭거나 예민하지 않은 성격을 가진 분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파트 생활이 처음이라 주의사항도 모른 채 그저 편한 대로 살았던 그때, 앞집과 아랫집, 윗집 아주머니들의 배려는 제게 큰마음의 위안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이사를 하셔서 어디서 살고 계시는지 알 수 없지만, 잠시 스친 인연에도 기억 속에 따뜻한 온기로 남은 것을 보면 그때 나눴던 보이지 않는 마음 공감이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또 누군가로부터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듯합니다. 오늘 하루도 따스한 햇볕처럼 포근한 온기로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