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공감 – 편안함


맥주를 컵에 잘못 따르면, 거품이 많이 생깁니다. 진짜 맥주는 컵 속에 얼마 남아 있지 않죠. 저는 SNS에 올린 사람들의 사진과 글을 보며 때로는 가식적이고 거품 같다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네이버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무렵, 어떤 친구가 “네이버를 보고 있으면 공포가 느껴진다.”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내 주변에는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데, 인터넷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상은 편리함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안전함까지는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사람을 두고 AI와 진짜 사람을 구별해 내라고 합니다. 친절하고 예쁜 미소를 지닌 AI는 사람들의 이상형이 되어 사람의 마음을 속이기도 하는듯합니다.

 

아버지께서 투병 생활하실 때, 걱정이 늘면서 두통이 생겼습니다. 일하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 한의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머리 아플 일이 뭐가 있어요? 죽는 일 말고는 머리 아플 일이 있나요? 결혼하셨어요?” 20대의 어린 내 모습만 보고 하신 말씀에 서글픈 감정마저 들었습니다.

 

그 후, 아버지 상을 치른 후, 너무 기력이 없어 동네 병원을 찾아 선생님께 링거를 맞고 싶다고 했습니다. 다른 의사 선생님께서는 20대의 어린 모습의 저를 보시더니 “쇠도 씹어 먹을 나인데, 링거는 효과가 없을 수 있어요”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 제가 아버지 상을 치르고 나니, 몸에 기력이 너무 없는 것 같아 링거를 맞고 싶어요” 그러자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무 말씀 없이 이해가 간다는 표정으로 링거를 처방해주셨습니다.

 

그 시절, 아주 오랫동안 번아웃이 심하게 온 줄도 모르고 나를 챙기지 못한 채 살아간 듯합니다. 마음의 결핍,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시선이 머물게 됩니다.

 

 

평화는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가 아니라,

그대로의 삶을 받아들이도록 마음을 다스린 결과입니다.

[심리학자 - 웨인 W. 다이어]

 

성냥팔이 소녀’라는 동화책의 마지막 부분이 떠오릅니다.

 

눈 내리는 날 추위에 떨며 창가에 서 있다가, 창문 안쪽으로 비치는 따스한 빛과 웃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따스함, 편안함과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그 장면 말입니다.

 

그 소녀처럼 때로는 바깥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따스함만 찾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상의 거품 속 화려함과 낯선 풍경만 보고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장면을 보고 받아들이며 그 안에 있는 진정성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풍성한 거품 속에서 결핍된 나를 가리지 않고 아끼고 사랑하며 마음의 결핍을 채워나가겠습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