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공감 – 마음의 평안함


괜찮다고 머리는 말하지만, 마음은 울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감당하기 버거울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살아내기 위해 악착같이 버텨야 할 때, 모든 것이 흘러가는데 나만 멈춰있다는 생각이 들 때, 외롭다는 감정이 느껴질 때면 가시에 찔린 것처럼 멀쩡하던 곳도 찌릿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그런 날은 아무 이유 없이 슬퍼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삶은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행복의 만족도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남편, 딸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보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남편이 말합니다.

 

“유재석이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세금을 오히려 더 냈다고 하더라. 김종국은 결혼 발표 후 강남에 집을 현금 일시불로 샀대.” 그들과 비슷한 나이, 그렇지만 다른 환경에 사는 나와 딸의 대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딸은 평소 친구들 엄마 아빠가 젊고 잘 놀아 준다며 투덜대곤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그런데 김종국은 아이가 스무 살이 되면 아빠 나이가 칠십이 되겠구나. 우리는 젊은 부모에 속하는데 말이야." 그랬더니 딸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남편은 돈이 많으면 상관없다고 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괜히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모가 나이가 많아도 충분한 만족을 느꼈다면 딸은 자신 있게 웃으며 말했겠지요. “나는 우리 부모님이 최고야!” 남편이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래도 삶은 돈이 전부는 아니야”라고 말이지요.

 

딸이 4살 때 어린이집에 다니던 시절,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어머니, 한 친구가 '나는 아빠가 없어'라고 하니까 은서도 '나도 아빠가 없어'라고 했어요. 사실 그 친구는 부모님이 주말부부이거든요." 그래서 저도 "네, 선생님. 은서가 그랬군요. 저희도 사실 주말부부라서 은서가 친구 따라 그렇게 말했나 보네요."라고 답했습니다.

 

아이가 낯을 많이 가리기도 했고, 그 당시 해외 출장도 잦아서 어린아이를 데리고 남편을 따라다니기 버거워 주말부부로 지냈던 터라, 아이의 말이 우리 부부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 남편이 직장을 옮겨 몇 년을 함께 생활했지만,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다 보니 생활에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돈이 풍족하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고, 살면서 실패를 몇 번 해도 회복이 가능하다고 지인이 말합니다.

 

지독하게 가난을 경험해본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희생하며 돈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행복을 원하지만, 처한 환경에 따라 행복을 내려놓아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은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행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알렉산더 솔제니친 (러시아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생활하면서 무엇을 우선순위로 삼을지는 각자의 선택이지만, 내가 삶의 중심이 되어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심신이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앞날의 불안함과 두려움도, 현재 견뎌내야 하는 삶의 무게도, 지나간 세월의 아픈 흔적들도 바람이 불어가듯, 흘러내리는 비처럼 자연스럽게 떠나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