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감정 눈치를 보는 것
눈치를 보는 것과 눈치를 주는 것에 대한 차이가 있을까요?
눈치를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잘 보이고 싶어서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관계가 잘 안 풀릴 때 느끼는 불편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반면 눈치를 준다는 것은, 상대가 우위에 있거나 그 자리가 불편하고 싫다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일로 의견충돌이 생기면서 친척들과 불편한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딸이 3살 때, 작은어머니, 사촌 동생, 조카들과 함께, 제가 어릴 적 자주 갔던 동물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가을의 높고 푸른 하늘에 날씨도 참 좋았고, 알록달록한 풍선을 한 개씩 들고 뛰어노는 아이들의 미소가 제 마음을 즐겁게 했습니다.
서로 손잡고 원숭이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들 뒤에서, 혼자 쉬고 계시는 작은어머니에게 다가갔습니다. “다음 주에 해외 놀러 가신다면서요. 약소하지만 맛있는 거 사드셔요” 조심스레 봉투를 건넸습니다. 그 사이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깔깔대고 신이 났습니다.
해가 지기 전, 집에 가는 길 중국집에 들러 짜장면과 탕수육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딸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제 마음도 편안하고 행복해서 미소가 지어졌지만, 피곤해 보이시는 작은어머니와 저를 힐끔힐끔 보는 사촌 동생과 눈이 마주치자 그 자리가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작은어머니께서 운전도 하시고, 중국집에 들러 맛있는 것도 대접해 주시는데, 그냥 편하게 있기만 한 저를 지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신발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불편하더라도."
-스티븐 코비-
마음과 마음이 가까운 사이일수록, 감정 눈치를 보게 됩니다. 남편이 마음 상해서 표정이 안 좋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사람 감정이 어떤지를 눈치채고 살피고 관찰하게 됩니다. 언니나 동생이 속상한 일로 마음 아파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덜 아프기를 바라며 위로하게 되고 마음이 편안한지 궁금해집니다.
아이들도 커갈수록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모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나름대로 눈치를 살피며
엄마, 아빠가 기분 좋을 때 옆에 다가와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릴 때는 상대방을 공감하지 않아도 곁에 항상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기에 만남과 이별에 대해서도 둔감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깊이 공감하게 되고, 마음 깊숙하게 간직했던 사랑하는 사람도 담담히 이별하며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참 바보 같아요. 제 마음도 힘든데, 상대가 힘들어하면 깊게 공감해 주면서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주기가 싫을 때가 있어요. 그런 저에게 지인은 말합니다. 인생은 50부터야, 그때가 되면 마음은 더 단단해져, 걱정하지 마!
공감에도 성숙함이 있는 듯합니다. 마음이 더 단단해져서 50대의 더 성숙한 공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제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