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마다 이야기가 있다. 프랑스 파리 고택의 우편함에 "당신의 집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넣은 작가가 있다. 그는 '빛이 이끄는 곳으로'의 박희성 작가이자 건축가이다.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고택들을 골라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제 인터뷰했다. 건축가로서 집 구조와 디자인 등 건축물에 국한하지 않고, 사람들이 사는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 있는 추억담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만일 당신의 우편함에서 이런 편지를 발견한다면 과연 어떤 응답을 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뉴욕의 가파른 계단 상가 이층집. 70년 된 기찻길 옆 집이 떠올랐다. 고등학생이 될 아들을 위해 학군 좋은 부동산을 들렀다. 나온 것이 없단다. 1년 후 오란다. 1년 후에도 없다는 대답에 앞이 캄캄했다. 더는 물러설 수 없어 1년 전에 의뢰했고, 이 동네 지인의 추천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 그제서야 전화번호 달랑 적어놓고 가란다. 미국에서는 이민자가 원하는 학군을 찾아 집을 얻기가 쉽지 않다. 일명 좋은 학군에는 아무나 오는 것을 원치 않기에 부동산에서부터 고객 정보가 철저히 관리되기 때문이다. 뜨내기에
Run out of steam – 체력이 고갈되다 둘째 아이가 유치원 겨울 방학 숙제로 ‘기차에 관한 책’을 받아왔습니다. 그냥 책이 아니라, 개학 후 ‘북퀴즈’를 대비하기 위한 책이었어요. 방학 동안 엄마와 책을 열심히 읽어오라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는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제게 책을 읽어달라 졸랐댔지요. 북퀴즈에서 1등 트로피를 받겠다며 말입니다. 똑같은 책을 매일 반복해서 읽어주는 게 너무나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이와 가끔 꺼내 보며 웃을 수 있는 소중한 추억거리가 되었어요. 덩달아, 저야말로 정말 ‘기차 도사’가 되었답니다. 혹시 여러분은 증기 기관차가 무언지 알고 계시나요? 19세기에 사람들은 증기 기관차로 여행을 다녔답니다. 자동차와 전기 열차가 등장하기 전이었지요. 휘발유와 전기가 아닌 증기로 나아가는 기차였습니다. 석탄을 용광로에 넣고 태우면서 물을 끓였고, 그 물이 증기로 바뀌며 엄청난 압력과 에너지를 냈습니다. 하얀 증기<steam>를 구름처럼 내뿜으며 달리는‘증기 기관차’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그런데 만약 기차에 석탄과 물이 다 떨어지면 어찌 되었을까요? 더 이상 증기를 만들어 낼 수 없었고, 증
새로운 설날, 우리의 설을 되묻다 설날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큰 명절이지만, 그 풍경과 의미는 시간이 흐르며 많이 변하고 있다. 어린 시절 설날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 가족들이 한데 모여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고, 웃음소리와 함께 차례를 올리던 장면은 누구나 간직한 명절의 단면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설은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고향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가족 모임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연 이러한 변화는 전통의 퇴보일까? 아니면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춘 자연스러운 진화일까? 설날, 달라진 풍경의 의미 설날은 한 해를 시작하며 가족, 친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의 모습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고향으로의 귀성’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설날을 즐기고 있다.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가족, 명절 특수를 노린 호텔 패키지를 예약하는 젊은 세대, 혹은 한적한 집에서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까지, 설날의 모습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명절의 전통적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은 현
외할머니의 도마 덜컥 가게부터 얻어놓고 몇 달째 비워 두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17년째 해오던 지역 예술 활동을 그만두려는데, 마무리만 벌써 6개월째다. 공방은 도마를 다듬고 이름이나 로고, 기념 문구 등을 프린팅해서 판매할 수 있다. 지인들은 언제 오픈하냐고 난리인데 정작 주인인 난 천하태평이다. 한두 달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 그동안 바지런 떨며, 나름대로 자부심도 컸다. 그런데 막상 내려놓자니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진짜로 몇 주간은 꼼짝 못 하게 생겼다. 새해는 밝았고 명절은 다가온다. 핸드폰은 내 속도 모르고 새해 인사와 덕담 메시지를 열심히 배달한다. 예전 같으면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담으려 정성껏 답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기필코 쉬어 가리라 마음먹었으니 대충 넘겼다. 그러다 문득 오랜만에 동창에게 온 메시지를 보았다. 중학교 시절 늘 붙어 다니던 단짝 친구였다. 몇 달 전, 통화하면서 내가 공방을 운영할 계획으로 가게를 얻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친구는 그걸 기억하고 명절 선물용으로 도마 다섯 세트를 주문했다. 고맙고 기분 좋았다. 반가운 마음에 당장 친구에게 전화해 신나게 수다
공감받으며 살고 계시나요? 자신을 잘 이해하기도 어려운데 다른 사람을 공감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죠. 세상에는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더 많으니까요. 서로 공감하며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삶을 살고 계시나요? 우리는 힘들 때, 소통을 더 간절하게 원하지요. 그런데요, 진짜 힘들 때는 소통이 어려워요. 그 순간은 나만의 생각에 빠져 마음도 불안하고 그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잘 없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 앞에 보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벽이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상대는 나의 처지를 모르기 때문이에요. 할머니께서 유치원생 앉혀 놓고, 살아온 인생을 털어놓으며 위로해달라고 매달리고 있는 느낌과 비슷하겠지요. 중학교 1학년 때, 친구에게 “아~삶이 힘들게 느껴진다”했더니 친구가 자기는 아직 힘든 감정을 잘 못 느껴봐서 공감이 안 된다고 했어요. 그 후로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어 그 이야기를 다시 언급했을 때, 자신이 그랬다는 것도 기억하지 못했지요. 많이 힘들고 지칠 때, 그 상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이죠. 스스로 듣고 싶은 말을 자신에게 많이 들려주며 위로해 보면 좋겠어요. 우리는 삶에서 크고 작은 고통을 느껴요.
[대한민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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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서 글로벌 협력을 위한 네트워킹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1월 7일(현지 시각) 저녁에 열린 ‘인천의 밤(All Connected Incheon Night)’행사에는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케이트 가에고(Kate Gallego) 피닉스 시장, 더그 부른케(Doug Bruhnke) 글로벌 챔버 대표, 빅터 호스킨스(Victor Hoskins) 페어팩스 경제개발청장 등 전 세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인천경제청은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조직인 ‘글로벌 챔버(Global Chamber)’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성장 지원을 위한 상호 핵심 파트너로서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인천경제청과 글로벌 챔버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스타트업들과 도시 공공 및 민간 대기업 간 협력과 투자 유치 활동 ▲공동 프로젝트 개발, 제품 실증(PoC, Proof of Concept) 등 스타트업지원 활동에 공동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이 날 행사에서도 글로벌 챔버는 40여 명의 글
대한민국경제신문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신종마약류를 마약류로 지정·관리할 때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함께 마약류 의존성 평가 국제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고 12월 26일 밝혔다. 식약처는 UNODC,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기존 식약처 발간 의존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2028년까지 총 4종의 국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4종의 국제 가이드라인은 전문가 검토 및 각국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UNODC는 전세계 마약 예방·범죄대응·재활 등을 총괄하는 국제기구이다. 식약처와 UNODC는 2023년 9월, 국내외 마약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호 경험과 역량을 공유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그 후속 조치로 이번 공동연구를 추진하게 됐다. 강석연 평가원장은 “이번 UNODC와 국제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마련하는 것은 마약류 의존성 평가 기술에 대한 국제표준을 우리나라가 주도하여 최초로 확립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마약류 안전관리와 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