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공감 –삶의 태도-


아침에 눈을 떴는데 왼쪽 뺨이 따가웠습니다. 일어나서 거울을 보니 손톱에 깊게 긁힌 것처럼 몇군데 파인 자국이 있었습니다. 어제 엎드려 잔 것이 문제였습니다. 주변에서는 말합니다. “어떻게 잔 거야, 밤새 무의식적으로 손톱으로 긁은 거 아냐?” 자면서 일어난 일이라,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얼굴에 상처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 나의 모습을 CCTV가 있었다면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확인할 길이 없으니 밤새 엎드려 자던 모습을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삶에도 증거자료는 없지만 증명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어릴 적 경험이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은 일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졸업 후 방학 중이었을 때, 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내게 빌려 간 옷을 돌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친구와 통화한 적도 없었고 옷을 빌리지도,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의 다그치는 말이 너무 당황스러워 횡설수설하고 있을 때, 옆에 계시던 엄마가 직접 통화를 해보겠다며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차분하게 친구에게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옷을 빌려주기 전 유미랑 통화했니? 옷을 빌려줄 때 유미를 직접 만났니?” “아니요. 그 친구가 유미는 지금 엄마가 편찮으셔서 간호하느라 바쁘다며 자기가 대신 전화했고 옷도, 받으러 왔다고 했어요.” 엄마는 말을 계속 이어가셨습니다. “유미는 너와 통화한 적도 없고, 만나지도 않았어. 게다가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하는구나. 그렇다면 직접 통화하고 옷을 받아 간 그 친구에게 직접 확인하는 게 맞지 않을까?” “아, 그렇네요, 어머니. 확인해볼게요.” 그리고 잠시 후 친구에게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옷을 직접 받은 친구에게 다시 돌려받았다며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자리에 엄마가 없었다면 내 이름을 대고 옷을 빌린 친구와 옷을 빌려준 친구에게 ‘나’는 어떻게 기억이 되었을까? 그때 문제해결을 하지 못했다면 나는 얼마나 또 혼란스러운 채로 힘들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기억은 아찔합니다.

 

 

"선한 마음은 종종 어리석음으로 오해받는다."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시인·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어른이 되어서도,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것처럼,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볼 때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가 좋고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곳에 문제가 생겨도 주변 사람들의 지켜본 모습이 증거가 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누군가 지켜보든 그렇지 않든, 떳떳하게 나답게 살아간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 자신에게 솔직하고 만족하는 삶,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아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일은 저를 기쁘게 합니다. 매일 아침 거울 속 나를 마주하며,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언젠가 나를 증명해야 할 순간이 온다면, 카메라 영상이나 문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날들 그 자체가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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