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 강화와 판례의 엄격해진 잣대로 인해 소위 ‘공짜 야근’의 대명사로 불리던 포괄임금제가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포괄임금제란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실제 시간과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금액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법원 판례상의 관행인 만큼, 최근 정부의 정책 기조는 '근로시간을 기록하지 않는 관행'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이제 경영자들은 단순히 편의성을 위해 유지해 온 이 제도가 우리 회사의 경영권을 흔들 시한폭탄이 되지는 않을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현행 판례가 인정하는 포괄임금제의 핵심 요건은 ‘근로시간 산정의 곤란성’이다. 즉, 업무 특성상 실제 근로시간을 측정하기가 객관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출퇴근 기록이 명확해진 오늘날, 사무직이나 일반 제조업 현장에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다는 주장은 더 이상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추세다. 만약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데도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면, 그 계약은 원칙적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급여 명세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진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지점은 ‘포괄산정액’과 ‘실제 근로시간’의 괴리다. 포괄임금 계약을 맺었더라도, 실제 수행한 연장근로가 계약된 시간을 초과했다면 그 차액은 반드시 추가 지급되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금체불에 해당하며, 이는 단순한 과태료를 넘어 형사처벌과 직결될 수 있다. 특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임금 청구 소송이 급증하고 있어, 서류상의 계약서와 실제 근무 기록 간의 일치 여부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결국 해법은 '근로시간의 투명한 관리'와 '임금 체계의 고도화'에 있다. 포괄임금제 폐지 논란의 본질은 무조건적인 임금 인상이 아니라,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사회적 요구다. 기업은 유연근무제나 탄력근로제 등 법이 허용하는 다양한 유연화 도구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한편, 급여 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재편하여 시간 외 수당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명확한 기록이 뒷받침되지 않는 급여 명세서는 법적 분쟁에서 기업을 방어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사(人事)는 경영의 거울이며, 그 거울의 가장 선명한 기록이 바로 급여 명세서다. 포괄임금제 논란을 단순히 규제의 강화로 받아들이기보다, 우리 조직의 생산성을 재점검하고 노사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 당장 우리 회사의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 그리고 실제 근로 데이터가 삼박자를 이루고 있는지 전문가와 함께 정밀 진단해 보기를 권한다. 준비되지 않은 기업에게 변화는 위기이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에게는 우수한 인재를 유인하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김천수 대표 노무사 (제일인사노무법인)
○ 제2회 공인노무사 시험합격 (1989)
○ 연세대 법학과 졸업
○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 (법학석사)
○ 서울시립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 (법학박사)
○ 대법원 법원행정처 전문관 역임
○ 국민권익위원회 전문상담위원 역임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고위지도자과정(30기)
○ 국무총리 표창(2003)
○ 저서 「노사협상 전략과 쟁점」 외 다수
○ 다수 공,사기업 및 노동조합 노무 고문
[대한민국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