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가장 치명적인 요인은 부패 비리만이 아니다. 조직 내부의 상하 관계나 외부 산하기관, 협력업체를 상대로 행해지는 ‘갑질’ 행위야말로 기관의 품격과 윤리 경영의 수준을 바닥으로 추락시키는 주범이다. 정부가 발간한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은 단순한 권고사항이 아니라, 이제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기관장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가장 엄격한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았다. 이제 갑질 근절의 패러다임은 선언적인 구호나 형식적인 선포식에서, 구성원의 의식을 바꾸고 시스템으로 통제하는 ‘실질적 내부통제’로 전면 전환되어야 한다. 리스크의 뿌리를 뽑기 위해 수사기관과 법원이 현장을 들여다보는 기준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권한 남용의 입증’ 여부다. 많은 행위자가 과거부터 해오던 관행적인 업무 지시라며 변명하지만,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사적 이익을 추구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이는 명백한 징계 및 처벌 사유가 된다. 서류상으로 아무리 완벽한 윤리 헌장을 선포해 두었더라도, 실질적인 비인격적 대우나 부당한 요구를 걸러내지 못했다면 그 기관의 윤리 경영은 위선에 불과하다고 평가받는다. 경영책임자의 진정성은 화려한 행사 사진이 아니라, 갑질 행
공공부문의 단체교섭은 민간기업과 달리 한층 더 복잡한 고차방정식이다. 교섭의 결과가 국민의 세금과 공공서비스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공공기관 교섭 현장에서는 조직 개편, 정원 조정, 직무 중심 임금 체계 도입 등 경영진의 고유한 ‘경영권’ 영역과, 이에 따른 근로조건 저하를 막으려는 노조의 ‘노동권’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이 두 가치의 조화를 찾지 못하면 공공기관은 만성적인 노사 대립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제 공공부문 교섭의 패러다임은 대립과 쟁취를 위한 소모전에서, 기관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도모하는 ‘책임 있는 파트너십’으로 전면 전환되어야 한다. 안정적인 교섭 판도를 구축하는 첫 번째 열쇠는 ‘경영 조치의 성격과 근로조건의 직접적 연관성’을 냉철히 가려내는 것이다. 판례는 원칙적으로 구조조정이나 조직 개편 등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 경영 조치로 인해 근로자의 고용안정이나 임금 등 근로조건에 직접적인 변화가 수반된다면, 그 합리적인 조율 방안만큼은 교섭과 협의의 테이블로 가져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내가 결정할 테니 무조건 따르라”는 독단적 경영권 행사나 “경영 조치 자
과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에 자리 잡은 ‘공무직(무기계약직)’과 기존 ‘일반직’ 간의 갈등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함에도 복리후생비나 수당 등에서 차등을 두는 관행에 대해, 법원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로 보아 위법하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공무직이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신분·비교대상성이 부정되어 근기법 제6조 위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케이스가 전원합의체 판례로 존재합니다.)이제 공공기관장들은 단순히 예산 지침의 한계를 핑계 대며 방치해 온 차별적 요인들이 거대한 소송 리스크와 조직 분열의 화근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공무직 차별 해소의 패러다임은 사후적인 법적 분쟁 대응에서, 조직의 통합을 이루는 ‘선제적 상생 구조 구축’으로 전면 전환되어야 한다. 법적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가장 먼저 도려내야 할 지점은 ‘업무의 실질적 유사성과 복리후생의 목적’을 재점검하는 것이다. 명절휴가비, 식대, 복지포인트 등 업무의 성격이나 성과와 무관하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는 항목에서조차 격차를 두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로 간주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연공서열 중심의 호봉제를 직무 가치 중심의 직무급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그러나 현장의 도입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다. 대다수 노동조합은 직무급제 도입을 사실상의 임금 삭감이나 구조조정의 전단계로 받아들이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진이 기억해야 할 점은 직무급제 도입의 성패가 화려한 성과 지표나 정교한 직무 설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사 간의 불신을 걷어내는 ‘소통의 기술’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직무급제 도입의 패러다임은 제도의 일방적인 강제와 지침 이행에서, 구성원의 동의를 구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상생의 거버넌스’로 전면 전환되어야 한다. 갈등을 최소화하는 성공적인 안착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객관적인 직무가치 평가’에서 출발한다. 경영진은 직무급제 도입이 총인건비를 깎기 위한 경영상의 꼼수가 아니라, 열심히 일한 사람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합리적 조직으로의 체질 개선임을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 설계 초기 단계부터 노동조합과 ‘직무분석 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하여 각 직무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완성된 설계 안을 들고 와 노동조합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전 산업계로 전면 확대 적용되면서, 많은 기업이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한 방어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현장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오류는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매뉴얼을 복사하고 경영책임자의 서명이 담긴 서류를 쌓아두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착각하는 점이다. 법원과 수사기관의 시선은 이미 기업의 서류철 너머를 향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서류상의 완벽함은 결코 경영자의 면책 사유가 되지 못한다. 이제 중대재해처벌법 대비의 패러다임은 안전을 증명하기 위한 '서류 양산'에서,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는 '현장 작동성'으로 전면 전환되어야 한다.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주목하는 것은 '실질적인 예산과 인력의 배정'이다. 서류상으로는 완벽한 안전보건 방침을 수립해 두었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 장비를 구입하거나 노후 시설을 교체하는 예산이 삭감되었다면 그 방침은 위선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게 명목상의 직함만 부여하고, 실제 현장을 통제하고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과 예산권을 주지 않았다면 이 역시 의무 불이행으로 간주한다. 경영책임자의 진정성은 결재 서
불황의 터널이 길어질수록 경영자들의 고충은 깊어진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조직의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저성과자 (低成果者)’ 문제는 CEO들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많은 경영자가 “일을 못 하니 내보내도 되지 않겠느냐”고 쉽게 생각하지만, 대한민국 노동법 체계에서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이 규정하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는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제시하는 정당성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행하는 해고는, 결국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수억 원의 금전 보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뿐이다. 대법원 판례가 저성과자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인사평가 시스템의 ‘객관성과 공정성’이다. 단순히 상급자의 주관적인 평가나 감정적인 불만족은 해고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기업은 해당 근로자가 왜 저성과자인지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평가는 사전에 공개된 명확한 기준(KPI 등)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어야 하며, 동종 직무를 수행하는 타 근로자들과 비교했을 때도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사건 발생 시 ‘자체 조사’라는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곤 한다. 사내 인사팀이 직접 조사하는 방식은 신속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건을 키우는 화근이 되기도 한다. 내부 조사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을 받는 순간, 갈등은 조직 내부를 넘어 노동청 진정과 법적 소송이라는 2차 전장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는 단순한 사내 절차를 넘어, 기업의 평판과 경영권을 방어하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 영역이 되었다. 왜 지금 외부 전문가 투입이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선택이 되었는지 3가지 이유를 짚어본다. 첫째, ‘조사의 객관성’을 담보하여 갈등의 외부 유출을 차단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서 피해자가 가장 먼저 갖는 불신은 “회사가 가해자를 감싸거나 우리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이다. 내부 인사 담당자가 조사를 주도하면 그 과정이 아무리 공정해도 당사자들은 회사의 편향성을 의심하게 된다. 반면, 노무법인과 같은 제3의 전문 기관이 투입되면 조사 과정 자체에 중립성이 부여된다. 이는 피해자로 하여금 조직이 문제를 은폐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신뢰를
최근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 강화와 판례의 엄격해진 잣대로 인해 소위 ‘공짜 야근’의 대명사로 불리던 포괄임금제가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포괄임금제란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실제 시간과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금액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법원 판례상의 관행인 만큼, 최근 정부의 정책 기조는 '근로시간을 기록하지 않는 관행'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이제 경영자들은 단순히 편의성을 위해 유지해 온 이 제도가 우리 회사의 경영권을 흔들 시한폭탄이 되지는 않을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현행 판례가 인정하는 포괄임금제의 핵심 요건은 ‘근로시간 산정의 곤란성’이다. 즉, 업무 특성상 실제 근로시간을 측정하기가 객관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출퇴근 기록이 명확해진 오늘날, 사무직이나 일반 제조업 현장에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다는 주장은 더 이상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추세다. 만약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데도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면, 그 계약은 원칙적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급여 명세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진이 가장 먼저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