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공감 –동기유발


 

당신이 두려워하는 일을 매일 하나씩 하라.

엘리너 루즈벨트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께서 성적표를 나눠주실 때마다 담임 확인란에 항상 같은 말씀을 적어주셨습니다. 바로 '동기유발'이었습니다. 동기유발의 사전적 의미는 특별한 원인이나 계기로 인해 어떤 일을 행동하게 되거나, 그러한 마음을 먹게 되는 내적 과정이라고 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동기유발'이라는 말은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더욱 선명하게 머릿속에서 맴돕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가 어려운 나에게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서 머무는 일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졸업은 해야지. 대학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냈습니다. 그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힘든 일이 있으면 ‘그냥 버티자’라는 마음으로 살아 온 듯합니다. 그렇지만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욕구들을 억누르고, 호르몬 변화로 인한 심리적 갈등을 마주해야 하는 일들 앞에서 '버티기'는 때로 회피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 떠오르는 것이 바로 '동기유발'입니다.

 

오래 묵은 패턴의 아집과 되돌아가려는 미숙한 습관.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나에게,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만나봅니다.

 

“안녕. 나는 5년 후의 너야! 미래의 너는 오래된 미숙한 습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이것을 가능하게 해준 지금의 너에게 고마워.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좋은 습관들을 만들어줘서 말이야.

 

그리고 지금의 너에게 말해주고 싶어.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야. 하지만 버티기만 하면서 자신을 학대하지 마. 억누르고 있는 그 감정들은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야. 그리고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라고 물어봐. 회피와 버티기의 차이를 알게 될 거야.

 

회피는 두려움에서 오지만, 진짜 버티기는 목적이 있어. 그러니까 물어봐. '왜 버티고 있는가? 완벽하게 변할 필요 없어. 나는 지금도 가끔 옛 패턴으로 돌아가려고 해. 중요한 건 그때마다 조금씩 더 빨리 알아차리고, 좋은 방향으로 환경을 바꾸는 거야.

 

선생님이 써주신 '동기유발', 그거 정말 중요한 말이었어. 지금 네가 찾아야 할 건 외부의 강요가 아니라, 마음 안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이유야. 너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야. 그러니까 오늘 하루, 조금만 더 자신에게 다정해져 봐. 하루하루 성장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 그리고 사회에 나아갈 때마다 변화하는 환경과 감당해 내야 하는 책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예쁜 교복을 입고 중학교에 입학하던 날, 큰언니가 된 것처럼 설레었던 그때가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지금, 이제는 제 딸아이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입학원서를 준비하며 조금씩 큰언니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니, 그때의 제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요즘 늘어난 공부량으로 힘들어하는 사춘기 딸아이를 지켜보는 게 안쓰럽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성장의 과정이라 믿으며, 함께 잘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