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미의 마음길

냉장고 속 사랑


사랑한다는 일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요, ‘어른들은 몰라요’를 알고 계시는지요? 오늘따라 그 노래 가사가 마음에 오랫동안 머뭅니다.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건데,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제가 어릴 적에도 어른들이 저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며 즐겨 불렀던 노래로 기억합니다. 시간이 흘러 딸이 말을 배우던 무렵,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라며 노래 부르는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아직 말도 서툰 아이가 어린이날 혼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 상황에 딱 맞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짠했는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아이만의 감정이 아닙니다.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마음속에도 외로움이 숨어 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결혼 전과는 다른 책임감으로 삶의 무게가 늘어납니다. 그 무게를 견디는 동안,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혼자만의 외로운 순간도 찾아옵니다. 그럴 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은 삶을 잘 버티며 살아갈 힘을 주지요.

 

저에게 그 사랑은 냉장고 속 김치통이 가득 찰 때입니다. 어릴 적에는 할머니께서 해주신 김치가 그렇게 맛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결혼 이후 시어머니께서 해주신 김치 맛은 할머니 표 맛과 비슷하고 맛있습니다. 허기지고 반찬이 없을 때 언제든 김치냉장고에서 꺼내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 김치 맛으로 마음을 위로받습니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 주신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그 사람의 방식으로 주는 것이다.’

C.S. 루이스 (C.S. Lewis, 작가)처럼 사랑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낍니다.

 

요리가 서툰 나에게 좋아하는 김치로 위안을 받는 것처럼 말이지요. 오늘의 밥상에도 김치찜으로 한 상을 차려 식구들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래서“김치 필요하면 말해”라는 시어머니의 안부 인사가 늘 감사합니다.

 

‘어른들은 몰라요’ 노래 가사처럼, 사랑은 상대가 말하기 전에 필요한 것을 알아봐 주는 마음입니다. 오늘 다정한 인사와 함께 누군가의 냉장고에 김치 한 통을 채워 보면 어떨까요.

 


서유미 작가

 

마음치유 상담과 마음치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의 길을 찾으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삶과 꿈을 쓰는 작가이다.

 

2024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저서 '마음아, 아직 힘드니' (에듀래더 글로벌 출판사, 2025)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