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주의 행복한 이별

감사라는 작은 습관


어스름한 남청색 하늘에 거룻배 같은 초승달이 낮게 떠 있습니다. 작고 얇은 달은 주백색 조명처럼 은은하게 빛나며 내리는 어둠과 함께 흔들립니다. 모양이 변한 달을 보니 성큼 흘러가 버린 시간이 실감 나네요. 그리고 몸처럼 마음도 함께 나이 들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마음의 회복탄력성이 예전 같지 않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근에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몸에 탈이 나서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이미 그 전부터 저의 마음은 계속 어수선했고, 마치 뜬풀처럼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하고 있는 역할들이 어느 순간 버거워졌고, 그 때문인지 불편한 마음은 어디를 향하는지 알지 못한 채 화가 났습니다. 나중에는 이 모든 걸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초조해지기도 했고요. 지금 제가 하는 일들이 맞는 건지 확신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예전에도 이와 같은 위기와 갈등은 몇 번 있었어요. 그때는 별로 힘들다는 생각 없이, 비교적 과부하를 잘 극복하고 해결하면서 지금까지 지내온 거죠. 그런데 이번에는 이 엉킨 실의 시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풀 엄두조차 내지 않고 있는 거죠. 무언가 묵직한 돌덩이가 제 마음을 짓누르는데 그걸 밀쳐낼 기운이 없는 느낌입니다. 무기력하고 모호한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요?

 

그러다 문제 풀이 과정을 알려주는 듯한 강연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바쁘게 살아온 당신,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이유는? 노후 행복을 위한 4가지 습관!(생각을 바꾸는 시간 S클래스 130화)_최경규 작가>입니다. 40여 분의 강의를 들은 후, 제 막연한 불안감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유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핑계는 ‘바빠서….’에서 시작된 거 같습니다. 언제부터인지 to do list에 밀려, 자기 인식에 소홀하고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한 거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정체가 기쁨인지, 분노인지, 슬픔인지, 불안인지 살피는 걸 나중으로 미룬 채 말이에요. 내 마음을 방치하며 어느새 저의 우선순위는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그건 또 마음의 지구력을 빼앗는 악순환이 되었고요. 그래서 그동안 감사하지도 행복하지도 못했던 거 같습니다.

 

남아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으로 행복은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행복은 지금 바로 떠 오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이죠. 행복은 완성형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거라는 이야기가 제겐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제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해 보기로 합니다. 혼자 ‘감사합니다!’라고 소리 내 말 해 봅니다. 조금 마음이 환해지는 듯하네요. 그리고 딸의 결혼식을 앞둔 친구에게 전화를 겁니다. 아무나 감당할 수 없는 큰 삶의 짐을 졌던 친구입니다. 이제 큰 숙제 하나를 마치는 듯한 친구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축복의 말을 나눕니다. 가끔 안부를 묻는 게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거리낌 없이 기쁨을 함께할 수 있어 다행이예요.어둠이 내리며 초승달은 흔들리는 듯 보이지만 있어야 할 곳을 지키며 빛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저도, 보름달이 되려는 욕심 대신 할 수 있는 만큼 소박하게 저의 자리를 지켜야겠습니다. 감사할 수 있는 작은 습관으로 행복을 가꾸려 합니다.

 


 

 

박명주 작가

 

· 인공신장실 간호사

· 2025년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정회원

· 한국작가강사협회 정회원

 

[대한민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