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책>을 소개합니다.
죽음을 묘사하는 말들이 참 많습니다.
눈을 감다, 돌아가시다, 먼 길을 떠나다, 세상을 등지다, 마지막 여행을 떠나다. 별이 되다, 한 줌 흙이 되다, 운명하다, 별세하다, 작고하다, 졸하다, 소천하다, 타계하다, 황천길을 가다, 천국에 가다, 열반에 들다, 요단강을 건너다, 삼도천을 건너다, 승천하다, 귀천하다, 입적하다, 숨이 다하다, 고인이 되다, 영면하다, 유명을 달리하다. 등등
이보다 훨씬 다양한 표현들이 있는데 이 문장들이 포함된 글에서는 상실감이나 그리움이 자주 묻어납니다. 그러나 뉴스로 전해지는 죽음과 관련한 문장들은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올 때가 있지요. 어떤 죽음이든 그 색을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는 없겠지만, 죽음이란 명제는 우리를 늘 겸허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죽음을 일상으로 가까이 가져올 수 있는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죽음의 책>이라는 그림책입니다. 이 작품이 번역되어 나올 때 펀딩에 참여했던 터라 저에게는 더욱 각별한 책입니다. 독일 작가인 ‘Katharina von der Gathen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이 아동을 위해 쓴 철학서입니다. 이 책은 죽음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독서를 부담스러워하는 성인이 읽기에도 좋습니다.
이 책은 서문에 ‘글을 쓴 목적’을 명확히 밝힙니다.
“이 책은 그저 죽음과 그 과정에 대해 말하는 책이 아니에요. 무엇보다도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랍니다.”
이 작품은 크게 다섯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세 번째가 ‘장례의 모든 것’으로, 마지막 부분에는 유명인의 묘비명을 소개하고 있어요.
노스트라다무스는 ‘후세 사람들이여, 나의 휴식을 방해하지 말지어다.’, 시인 천상병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작가 스탕달은 ‘살았다. 썼다. 사랑했다.’,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았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수학자 쾰런의 묘비명에는 숫자만 있는데, 원주율을 소수점 이하 35자리까지 써 놓았다고 합니다. 러시아 음악가 시닛케의 묘비에는 악보에 표시하는 음악기호가 있습니다. 오선에 온음표( )와 늘임표( )를 그리고, 그 아래에 아주 세게 연주하라는 표시인 포르테시시모(fff)를 그렸다고 합니다. 짧은 묘비명이, 마치 그가 살면서 추구한 삶의 한 컷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라 그런지 마지막 페이지에는 독서 후 활동을 위한 해골 가면과 미니 관을 만들 수 있는 도안도 있습니다. 만약 성인이 아이들처럼 독서 후 활동을 한다면 묘비명을 쓰거나 묘비 그리기를 해 보아도 재미있고 의미있을 듯 합니다.
어렵지 않게 삶을 이야기하는 <죽음의 책>이었습니다.

박명주 작가
· 인공신장실 간호사
· 2025년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정회원
· 한국작가강사협회 정회원
[대한민국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