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년 여름까지만 살 수 있다면 지금부터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당신이 내년 여름까지만 살 수 있다면 지금부터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코로나 시국에 처음 만들어진 ‘그믐’이라는 온라인 독서모임 공간이 있습니다. 저는 이 모임을 초창기에 가입했습니다. 비대면 독서모임에 대한 관심이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홍보에 혹한 측면이 더 큽니다. 한 달간 1권 읽는 모임에 참여했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났습니다. 그저 메일로 발송되는 그믐의 소식지를 훑어보며 ‘요즘 이런 책들과 함께하고 있구나, 나도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내년에는 직접 모임을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만 하던 중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에 그믐 대표가 출연했습니다. 그저 글로만 아는 분이지만 내적 친밀감으로 인해 반가웠어요. 하지만 동영상 썸네일의 제목은 저에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뇌종양 판정받고 내년 여름까지만 살 수 있다면 뭘 하시겠습니까?’
그분이 진단받은 ‘교모 세포종’은 예후가 좋지 않은 뇌종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병으로 인해 그녀는 마치 40배속의 삶을 사는 것 같다고 합니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을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에서 찾습니다. 의미있는 삶이란 과연 무엇인지 책에서 발견한 부분을 말하고, 또한 자신의 삶에는 어떻게 적용하였는지에 대해 나눕니다.
이 즈음에서 잠시 영상을 정지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 봅니다.
저는 3년 전,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습니다. 뇌혈관의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다가 터지기도 하는 병입니다. 제 경우는 뇌동맥류의 사이즈가 많이 커서 병원에서 빠른 시술을 권했습니다. 그래서 진단 후 보름이 채 되기 전, 수술실에 들어갔고, 나중에 눈을 뜬 곳은 중환자실이었습니다.
그때 나와 죽음의 거리가 절대 멀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죽음과 삶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게 된 거지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평소와 다른 감각이 느껴져 촬영한 MRI에서 다시 뇌동맥류가 재발한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3년전 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시술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조금 나태해진 저에게 죽음에 대한 공부, 오늘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보라는 의미 같았습니다.
‘질문의 힘’은 질문을 받으면 생각하게 된다는 거라고 합니다. 이쯤에서 그믐 대표님이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를 통해 깨달은 의미있는 삶의 방법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녀는 3가지의 방법이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몰입입니다.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특정한 일에 몰두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사랑과 경험입니다.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고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세 번째는 시련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고통을 마주했을 때 감내하고 삼키는 태도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는 다행히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 모두를 조금씩 실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글을 배우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저를 바라볼 때, 그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글이란 매개체를 통해 멘토와 글쓰기 친구와 나누는 시간도 행복하고요, 마지막으로 저에게 다가오는 시련을 시련으로 생각하지 않고, 당당히 마주하고 그 시련을 해석하는 방법조차 달리할 수 있는 제가 참 고맙기도 합니다.
아직 세상을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믐 대표가 말한 ‘의미 있는 삶의 방법’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하루하루 소중히 채워 가려 합니다.

박명주 작가
· 인공신장실 간호사
· 2025년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정회원
· 한국작가강사협회 정회원
[대한민국경제신문]
